작년 여름 캠핑장에서 친구 아이가 모기에 물린 후 팔이 두 배로 부어오르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긁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다음날까지 열까지 나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스키터증후군이라는 특별한 알레르기 반응이었습니다. 모기 한 마리가 물린 것뿐인데 왜 어떤 사람은 이렇게까지 심하게 반응할까요?
스키터증후군이 뭔가요
모기에 물렸을 때 보통은 작은 빨간 점과 약간의 가려움 정도로 끝나죠. 하지만 어떤 분들은 손바닥만 한 크기로 붓거나 열이 나기도 합니다. 이런 과민반응을 스키터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모기가 피를 빨 때 침을 주입하는데, 이 침 속 단백질에 우리 몸이 과하게 반응하는 겁니다. 일반적인 모기 물림보다 훨씬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거예요. 주로 어린아이나 면역체계가 아직 모기 단백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일반 모기 물림과 뭐가 다를까
보통 모기에 물리면 동전 크기 정도로 부풀어 오르고 하루 이틀이면 가라앉습니다. 반면 스키터증후군은 손등 전체가 붓거나, 심하면 팔 전체로 번지기도 해요.
물린 부위가 단단하게 부어오르고 만지면 열감이 느껴집니다. 색깔도 선홍색이나 자주색으로 변하면서 멍처럼 보일 수 있어요. 가려움도 며칠간 지속되고, 물집이나 진물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전신 증상입니다. 미열이 나거나 피로감을 느끼고, 물린 부위 근처 림프절이 붓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보통 모기 물림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반응이에요.
누가 더 잘 걸릴까
제 조카도 어릴 때 이 증상이 있었는데, 커가면서 점점 나아지더라고요. 실제로 면역체계가 발달하는 과정에 있는 영유아와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겪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상태의 사람들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최근에 아팠던 분들, 그리고 특정 면역질환을 가진 분들도 더 심하게 반응할 수 있어요.
처음 모기에 노출되는 환경도 영향을 줍니다. 도시에서만 살다가 갑자기 시골이나 해외 지역에 가면, 그 지역 모기 종에 면역이 없어서 더 심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
주요 증상들
물린 직후부터 몇 시간 안에 부기가 시작됩니다. 보통 모기 물림은 금방 부풀어 오르지만, 스키터증후군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부은 부위의 크기가 5cm 이상으로 커집니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자국이 남고, 피부가 팽팽하게 당기는 느낌이 듭니다. 통증도 동반되는데, 단순한 가려움을 넘어서 쑤시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나타납니다.
발열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37.5도 이상의 미열이 나고,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감기 걸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이럴 때는 단순 모기 물림이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심각한 경우의 신호
대부분은 불편하지만 위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호흡이 가빠지거나 가슴이 답답하다면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이 있습니다. 입술이나 혀가 붓거나, 목이 조이는 느낌, 어지러움증이 동반되면 응급상황이에요.
감염 징후도 주의해야 합니다. 부은 부위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붉은 선이 팔다리를 따라 번지면 세균 감염일 수 있습니다. 38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는 것도 위험 신호입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법
초기 대응이 중요해요
모기에 물린 걸 알아챘다면 바로 차갑게 해주는 게 좋습니다. 얼음주머니를 수건에 싸서 10분 정도 대고 있으면 부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긁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긁으면 상처가 나서 감염 위험이 커지고, 부기도 더 심해집니다. 손톱을 짧게 자르고,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긁는 걸 막으려면 긴팔 옷을 입히는 것도 방법이에요.
항히스타민 연고를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어요. 하루 2~3회 정도 발라주면 가려움과 부기가 한결 나아집니다.
생활 속 관리 팁
부은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면 부기가 빨리 빠집니다. 팔이 부었다면 쿠션에 올려놓고, 다리라면 누워서 베개 위에 올려두세요.
헐렁한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합니다. 타이트한 옷은 피부를 자극해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요. 통풍이 잘 되는 면 소재 옷이 가장 좋습니다.
충분히 물을 마시고 휴식을 취하세요. 몸이 알레르기 반응과 싸우는 동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됩니다. 무리하지 않고 쉬면서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합니다.
병원에 가야 할 때
언제 전문가를 찾아야 할까
3일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오히려 더 심해지거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광범위한 부종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쪽 팔다리 전체가 붓거나, 얼굴이 부었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해요.
아이가 너무 보채거나 평소와 다르게 처지고 기운이 없다면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먹는 것도 거부하고 계속 잠만 잔다면 탈수나 감염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떤 치료를 받나요
병원에서는 우선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합니다. 먹는 약 형태로 나오는데, 집에서 바르는 연고보다 훨씬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염증 반응을 빠르게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단기간만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도 함께 처방됩니다. 세균이 들어간 상태라면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미리 막을 수 있는 방법
예방이 최선입니다
모기 기피제를 활용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디트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효과적이지만, 어린아이에게는 농도가 낮은 제품을 선택하세요.
야외 활동할 때는 긴팔, 긴바지를 입는 게 좋습니다. 특히 새벽이나 저녁 시간대에는 모기 활동이 활발하니까 더 조심해야 해요.
집 안팎 고인 물을 없애는 것도 중요합니다. 화분 받침, 빈 깡통, 방치된 타이어 같은 곳에 물이 고이면 모기가 번식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점검해 보세요.
여름철 외출 준비
캠핑이나 등산을 갈 때는 특히 신경 써야 합니다. 텐트 안에 모기장을 설치하고, 전자 모기향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밝은 색 옷보다는 어두운 색 옷이 모기를 덜 끌어당깁니다. 향수나 향이 강한 화장품도 모기를 유인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아요.
땀을 많이 흘리면 모기가 더 잘 달라붙습니다. 자주 씻고 땀을 닦아주면서 청결을 유지하세요. 가능하면 시원한 시간대에 활동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의심스럽다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으세요.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로 금방 좋아지지만, 방치하면 불필요하게 고생할 수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알고 있으면 여름철도 훨씬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겁니다.
